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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 저는 올해 3월 몸이 너무 힘들어 동네 내과의원을 찾았다가 당화혈색소 13.6이라는 결과를 받았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그리고 의사 선생님의 처방에 따른 약물치료와 식사 조절, 걷기 등을 꾸준히 실천하면서 최근에는 당화혈색소가 5.6까지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당시를 다시 생각해보니 당화혈색소만큼이나 놀라웠던 숫자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바로 식후 혈당이었습니다. 당뇨 치료를 막 시작했던 초기 1~2주 동안에는 식사를 하고 혈당을 측정하면 200을 넘는 것은 물론이고 300mg/dL을 넘기는 일도 허다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랬던 식후 혈당이 약을 복용하고, 먹는 양을 줄이고, 걷기를 꾸준히 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약 2주 정도가 지나면서부터는 150mg/dL 정도로 측정되는 경우가 많아지기 시작했고, 한 달 정도가 지난 뒤에는 대체로 식후 1시간 145mg/dL, 식후 2시간 130mg/dL 정도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오늘은 제가 직접 경험한 이 변화를 바탕으로 요즘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는 '혈당 스파이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혈당 스파이크란 무엇일까?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분해되어 혈액 속으로 들어갑니다. 따라서 식사 후 혈당이 어느 정도 올라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거나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하는 등의 이유로 식후 혈당이 급격하게 크게 상승할 수 있습니다. 흔히 이러한 급격한 식후 혈당 상승을 '혈당 스파이크(Blood Sugar Spike)'라고 합니다.
미국당뇨병학회(ADA)의 2026년 진료지침에서는 많은 비임신 성인 당뇨환자의 일반적인 혈당 관리 목표를 식전 혈당: 80~130mg/dL, 식사를 시작한 후 1~2시간 혈당을 180mg/dL 미만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다만 나이와 건강 상태, 당뇨 유병기간, 합병증 및 복용 약물 등에 따라 개인별 목표치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치료 초기에는 식후 혈당이 300을 쉽게 넘겼습니다
제가 처음 당뇨 치료를 시작했을 때를 다시 떠올려 보면, 당시 상황은 매우 심각했습니다. 당시 당화혈색소가 13.6이었으니 이미 상당 기간 혈당 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특히 치료를 시작한 초기 1~2주 동안 식후 혈당을 측정해 보면 200mg/dL을 훌쩍 넘는 것은 물론이고 300mg/dL 이상을 기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혈당측정기에 나타나는 '350' 전후의 숫자는 마치 “죽음을 부르는 숫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의사 선생님의 처방에 따라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면서 생활습관도 함께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중점적으로 실천한 것은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처방받은 당뇨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했습니다.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고 해서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중단하지 않았습니다. 둘째, 식사량을 줄였습니다. 예전처럼 배가 부를 때까지 먹기보다는 전체적인 식사량을 줄이고 과식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셋째, 걷기를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힘든 운동을 한 것은 아닙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운동인 걷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약 2주가 지나자 숫자가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며칠 만에 기적처럼 혈당이 정상화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치료 초기에는 약을 먹고 식사량을 줄이고 걷기까지 하는데도 식후 혈당이 200~300mg/dL대로 (때로는 350 전후로) 높게 나오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했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그렇게 약 2주 정도가 지나면서부터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식후 혈당이 150mg/dL 전후로 측정되는 경우가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300을 넘던 숫자를 보다가 150 이하의 숫자가 혈당측정기에 나타났을 때의 기분은 지금도 기억에 남습니다.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고 있구나.' 그때부터 혈당 관리에 대한 자신감도 조금씩 커져갔던 것 같습니다.
한 달 후, 식후 1시간 145, 2시간 130 전후로 안정됐습니다
그리고 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을 시작한 지 약 한 달 정도가 지나면서 혈당은 더욱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가 측정했을 때 대략 식후 1시간 혈당 145mg/dL 전후, 식후 2시간 혈당 130mg/dL 전후로 내려왔습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식후 혈당이 300을 넘는 경우가 허다했던 것을 생각하면 제게는 정말 큰 변화였습니다. 그리고 몇 달 동안 관리를 계속한 결과 최근 검사에서는 당화혈색소 5.6이라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제 개인에게서 나타난 변화입니다. 약물치료의 효과가 있었을 것이고, 식사량을 줄인 것과 걷기를 꾸준히 한 것도 함께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따라서 어느 한 가지가 혈당을 이렇게 낮췄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제 경우에는 약물치료 + 소식 + 걷기를 함께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생각합니다.
걷기는 제가 선택한 가장 쉽고도 효과적인 운동이었습니다
당뇨 관리를 위해 반드시 거창한 운동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 역시 처음부터 헬스장에서 강도 높은 운동을 한 것이 아니라 걷기부터 시작했습니다. 걷기와 같은 신체활동은 우리 몸이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당뇨 관리에서 중요한 생활습관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걷기의 장점은 특별한 장비가 없어도 바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는 한 번 무리해서 운동하는 것보다 매일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했습니다.
혈당측정기는 저에게 일종의 '성적표'였습니다
혈당을 직접 측정하다 보면 참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무엇을 얼마나 먹었는지, 얼마나 움직였는지에 따라 혈당 숫자가 달라지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혈당측정기에 나타나는 숫자를 보면서 제 생활습관을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300이라는 숫자를 보고 낙담하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200, 150, 140대로 내려오는 과정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큰 동기부여가 됐습니다. 그러면서 한 가지를 알게 됐습니다. 혈당은 한 번의 숫자보다 지속적인 흐름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한 번 높게 나왔다고 모든 노력이 실패한 것도 아니고, 한 번 정상 범위의 숫자가 나왔다고 당뇨가 완전히 해결된 것도 아닙니다. 며칠, 몇 주, 몇 달 동안 혈당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지켜보면서 자신의 생활습관과 혈당의 관계를 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혈당이 좋아졌다고 약을 마음대로 끊으면 안 됩니다
제가 꼭 강조하고 싶은 부분입니다. 혈당 수치가 좋아졌다고 해서 복용 중인 당뇨약을 스스로 줄이거나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저 역시 지금의 혈당 변화가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이 함께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약을 줄이거나 변경할 수 있는지는 혈당과 당화혈색소 등의 검사 결과를 토대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또한 혈당이 매우 높게 지속되면서 심한 갈증이나 잦은 소변, 구토, 탈수, 복통, 심한 피로감, 의식 변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단순히 '혈당 스파이크겠지' 하고 기다리기보다는 의료진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론은, 의지를 드려 생활습관을 만드는 것입니다
저는 이번 경험을 통해 당뇨 관리는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는 것을 배웠습니다. 오늘 혈당이 높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도 없고, 오늘 혈당이 좋다고 해서 관리를 멈출 수도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그 시작은 처방받은 약을 잘 복용하고, 조금 덜 먹고, 그리고 걷는 것이었습니다. 300이 넘던 숫자가 하루아침에 130이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하루하루의 작은 변화가 쌓이면서 결국 숫자도 달라졌습니다. 당뇨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과 강력한 의지를 품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당뇨병 치료의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당뇨 치료 및 관리 경험을 기록한 것으로 특정 치료법이나 약물 복용을 권하는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개인별 목표 혈당과 약물의 복용·변경·중단 여부는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