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공관에서 근무하던 시절, 가장 철저하게 교육받고 몸소 실천했던 기본 원칙 중 하나가 바로 디지털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였습니다. 외교관 가족의 거주지나 일상적인 이동 동선은 그 자체로 민감한 안전 정보였기 때문에, 일상에서 사진을 찍거나 지인들과 공유할 때도 늘 각별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은퇴 후 춘천에 정착한 지금도 저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가족이나 지인들과 주고받을 때 꼭 신경 쓰는 습관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사진 파일 안에 보이지 않게 숨겨진 위치 정보 메타데이터, 즉 엑시프(EXIF) 데이터입니다.많은 분이 스마트폰으로 예쁜 집안 풍경이나 자녀, 반려동물, 새로 산 물건 사진을 찍어 메신저나 중고거래 앱에 무심코 올립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기본 설정 그대로 사진을 전송하면 사진을 촬영한..
20여 년간 해외 공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며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 중 하나가 외국어 회화 비결이었습니다. 많은 분이 해외에 오래 살면 저절로 입이 트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사실 현지에서도 매일 의식적으로 입을 떼고 소통하지 않으면 언어 실력은 결코 늘지 않습니다. 은퇴 후 춘천에 자리를 잡고 조용한 일상을 보내면서, 저 역시 한 가지 현실적인 고민이 생겼습니다. 주변에 외국어를 쓸 기회가 전혀 없다 보니 수십 년간 몸에 익숙했던 영어와 여타 언어 감각도 조금씩 무뎌지는 느낌이 들었던 것입니다. 원어민 과외를 받자니 시간과 비용이 번거롭고, 학원을 오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습니다. 이 갈증을 말끔하게 해결해 준 것이 바로 주머니 속 스마트폰에 들어온 생성형 AI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이었습니다...
연말이 다가오면 송년 모임이나 가족 식사로 양식 레스토랑을 찾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자리에 앉는 순간 작은 고민이 시작됩니다. 왼쪽 빵이 내 것일까, 오른쪽 빵이 내 것일까? 나이프와 포크는 왜 이렇게 많을까? 저는 20여 년을 해외에서 근무하며 크고 작은 공식 만찬 자리를 경험했습니다. 외교부 의전 안내에도 좌석 배치와 식사 예절이 따로 정리되어 있을 만큼, 식탁 매너는 외교 현장의 기본기입니다. 하지만 어렵게 생각하실 것은 없습니다. 제가 경험한 식탁 매너의 목적은 남을 시험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앉은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것입니다. 연말 모임에 바로 쓸 수 있는 7가지만 정리해 드립니다. 좋은 자리는 손님에게 권합니다외교부 의전 안내에 따르면 주빈은 입구에서 먼 쪽, 좋은 전망이 보이는 자리에..
아침 공기가 부쩍 차가워졌습니다. 제가 사는 춘천에서는 11월로 접어들면 벌써 겨울 운전 걱정이 시작됩니다. 저는 20여 년을 해외에서 근무했는데, 은퇴 후 춘천에 자리를 잡으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이 뜻밖에도 겨울 운전이었습니다. 제가 살았던 벨기에와 영국, 그리스에서는 길이 꽁꽁 얼 만큼 눈이 오는 날이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했습니다. 근무했던 아프리카는 말할 것도 없고요. 오랫동안 빙판길은 제게 남의 이야기였습니다. 그런데 춘천은 달랐습니다. 살아 보니 다행히 시청과 군청의 제설은 놀랄 만큼 빠릅니다. 큰길은 물론 골목까지 금세 눈을 치우고 염화칼슘을 뿌립니다. 그런데 눈을 다 치운 뒤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블랙아이스입니다. 블랙아이스, 왜 위험할까요 블랙아이스는 도로 ..
30여 년간 공직에 몸담으며 재외공관에서 외교관으로 일하던 시절부터 최근까지도, 저는 중국산 제품이나 기술에 솔직히 적잖은 불신을 품고 있었습니다. "중국 제품은 가끔 실수로 중국답지 않은 훌륭한 물건이 튀어나올 뿐, 대다수는 여전히 특유의 아쉬운 한계(중국스러움)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 저의 오랜 생각이었습니다. 외교 현장에서 마주했던 중국의 기술력을 보며 굳어진 생각이기에, 인공지능 시대에 중국 스타트업이 개발한 '딥시크(DeepSeek)'가 전 세계를 뒤흔든다는 뉴스를 접했을 때도 회의적인 시선이 앞섰습니다.하지만 전 세계 전문가들이 딥시크를 두고 단순한 '가성비' 차원을 넘어, 미국 빅테크 AI들과 대등한 위치(이퀄 베이스)에서 정면 승부해도 특정 분야에서는 오히려 능가한다는 평가를 내놓는 것..
30여 년간 공직에 몸담으며 재외공관에서 외교관으로 근무하던 시절, 중요한 외교 회담이나 조약 체결 협상장에 들어설 때마다 제 손에는 언제나 손때 묻은 수첩과 만년필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상대국 외교관의 말 한마디, 미묘한 어조 변화, 그리고 오간 타협안의 조건을 단 한 글자도 놓치지 않기 위해 회담 내내 귀를 쫑긋 세우고 쉴 새 없이 받아 적어야 했습니다. 회담이 끝나고 나면 녹초가 된 몸으로 자정이 넘도록 수첩을 대조하며 정식 외교 전문 보고서를 작성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정년퇴직 후 고국으로 돌아와 춘천에서 여유로운 일상을 보내는 지금도 기록의 습관은 여전히 소중합니다. 동문회나 자치회 모임의 회의, 흥미진진한 인문학 강연, 혹은 길을 걷다 불현듯 스치는 아이디어를 메모할 때 손으로 일일이 ..
20여 년간 재외공관에서 일하던 시절, 외교관의 아침은 촌각을 다투는 정보의 전쟁터였습니다. 시차를 두고 밤새 본부에서 날아온 긴급 훈령을 해독하고, 주재국의 조간신문과 외신을 훑으며 핵심 정세를 요약해 대사관 아침 회의 테이블에 올려야 했습니다. 현지의 주요 신문기사 내용을 수작업으로 오려내고 편집하는 고된 노동이었습니다. 정년퇴직 후 춘천에 정착한 지금, 저는 현직 시절보다 훨씬 여유로운 아침을 맞고 있지만 세상의 흐름을 읽는 일상은 여전히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여러 직원들이 함께 하던 아침 업무를 이제는 스마트폰과 노트북 속 'AI 비서 3총사'가 단 30분 만에 대신해 준다는 사실입니다. 늦깎이로 디지털을 배우며 정립한 전직 외교관의 '아침 AI 비서 루틴 3가지'를 소개합..
20여 년간 해외에서 일하는 동안, 제 일과의 상당 부분은 쏟아지는 문서를 분석하는 일이었습니다. 수백 장의 국제 협정문, 각국의 정책 리포트, 그리고 외교 전선에서 입수된 외신 정보 속에서 국익에 직결되는 결정적 단서를 찾기 위해 돋보기를 들고 밤을 지새우기 일쑤였습니다.정년퇴직 후 배움의 과정에서도 수많은 해외 자료를 읽어야 했지만, 노안과 집중력 저하로 늘 아쉬웠습니다. 일반 생성형 AI에게 긴 PDF 파일을 넣고 요약해 달라고 해보았지만, 없는 사실을 지어내는 거짓말(환각 현상)을 늘어놓아 결국 원문을 다시 일일이 대조해야만 했습니다.그러다 구글이 선보인 '노트북LM(NotebookLM)'을 접하고 연구하게 되었습니다. 거짓 없이 정확한 출처만을 짚어내는 성능을 보며, "현직 시절에 이 도구가 있..
평생을 공직에 몸담으며 외교관으로 일하는 동안, 제 손을 거쳐 간 문서의 양은 헤아릴 수 없이 방대했습니다. 수십 장에 달하는 국제 정세 분석 보고서, 타국의 공식 외교 공문 번역, 그리고 절제된 품격과 국격을 담아내야 하는 공식 연설문까지, 외교관에게 문장력은 곧 국가의 얼굴이자 가장 강력한 외교적 무기였습니다. 한 단어의 미묘한 뉘앙스 차이로 국가 간 긴장이 조성되기도 하고, 반대로 오해가 눈 녹듯 풀리기도 했기 때문입니다.정년퇴직 후 일상의 글쓰기와 다양한 해외 전문 자료를 분석하기 위해 인공지능 도구들을 본격적으로 도입했을 때, 저의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문장의 자연스러움과 문맥 이해력'이었습니다. 대중적으로 가장 친숙한 ChatGPT부터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목받는 Claude까지 두루 ..
20여 년간 해외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국가 간의 치열한 협상 테이블을 지켜보았습니다. 외교 현장에서 평생에 걸쳐 뼈저리게 배운 철칙 중 하나는 "문서의 표현이 모호하면 상대방은 엉뚱한 해석을 내놓고 협상은 결렬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본부의 훈령을 작성하든 타국에 공식 외교 서한(구상서)을 보내든, 단어 하나와 문맥의 조건 설정에 온 신경을 집중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습니다.정년퇴직 후 고국으로 돌아와 늦은 나이에 생성형 AI라는 거대한 신세계를 마주했을 때도 상황은 놀라울 만큼 똑같았습니다. 화면 속 AI에게 이것저것 질문을 던져보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어딘가 겉돌거나 두루뭉술한 교과서적 이야기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직 기술이 덜 성숙해서 똑똑하지 못한가 보다'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매일 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