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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오기 전, 10분이면 시작할 수 있는 겨울 준비입니다.
제가 주로 근무했던 유럽과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은 우리나라에 비하면 겨울이 그리 춥지 않았습니다. 수도관이 얼어붙는 일을 걱정할 필요도 없었지요.
그런데 한국에 돌아와 정착한 곳이 바로 춘천이었습니다. 춘천의 겨울은 서울보다 훨씬 매섭습니다.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날이 이어지고, 때로는 영하 15도 아래까지 내려가기도 합니다. 처음 춘천에 정착한 해의 겨울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매서운 한파가 찾아올 때마다 동네에서 자주 들리던 이야기가 바로 "수도가 얼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도가 얼면 세수나 샤워는 물론 요리와 설거지까지 불편해집니다. 계량기나 배관이 파손되면 수리 비용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리 조금만 준비하면 동파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수도 동결과 동파, 무엇이 다를까요?
먼저 두 가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동결은 수도관이나 계량기 내부의 물이 얼어 물이 흐르지 않는 상태입니다. 반면 동파는 얼어붙은 물이 팽창하면서 계량기나 수도관이 파손되는 현상입니다.
따라서 수도꼭지에서 물이 나오지 않는다고 반드시 계량기가 파손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무리하게 녹이려다 배관이 터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수도계량기는 언제 가장 잘 얼까요?
서울시의 동파예보 기준을 보면 하루 최저기온이 영하 5도 이하로 내려가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특히 영하 10도 미만의 추위가 이틀 이상 이어지면 보온 조치를 했더라도 동파 위험이 커집니다.
방풍창이 없는 복도식 아파트, 오래된 단독주택, 외부에 계량기함이 설치된 주택은 더욱 취약합니다.
연말연시나 설 연휴처럼 집을 오래 비우는 기간에도 각별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동파를 예방하는 가장 쉬운 방법 4가지
① 계량기함 내부를 보온재로 채우기
계량기함을 열고 내부의 빈 공간에 마른 헌 옷이나 수건, 전용 보온재를 넣어 줍니다.
중요한 것은 보온재가 젖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젖은 옷은 오히려 얼어붙어 보온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계량기 확인이나 점검이 가능하도록 무리하게 압축해서 넣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② 계량기함 뚜껑 틈새 막기
뚜껑 틈으로 찬바람이 들어오지 않도록 비닐이나 방풍재를 이용해 막아 줍니다.
다만 계량기함을 완전히 밀봉하기보다는 점검할 때 쉽게 열 수 있도록 처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③ 노출된 수도관과 보일러 배관 감싸기
베란다, 화장실, 보일러실 등에 노출된 배관은 보온재로 감싸 줍니다.
철물점이나 생활용품점에서 판매하는 배관용 보온재를 활용하면 간편합니다. 특히 외벽에 가까운 배관과 찬바람이 직접 닿는 부분을 먼저 확인하세요.
④ 강추위에는 수도꼭지를 조금 열어 두기
동파 예방에서 중요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서울시 안내에 따르면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미만일 때는 33초에 일회용 종이컵 한 잔이 채워질 정도로 수돗물을 흘려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수도꼭지를 조금 열고 종이컵으로 물을 받아 보세요. 약 33초 만에 한 컵이 찬다면 안내 기준에 가까운 양입니다. 서울시는 이 정도로 10시간 동안 물을 흘려도 가정용 수도요금이 300원 미만이라고 추산했습니다. 다만 실제 요금은 지역과 사용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물을 흘려보내는 방법도 모든 상황에서 동파를 완전히 방지하는 것은 아니므로 보온 조치와 함께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미 수도관이나 계량기가 얼었다면?
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먼저 어느 부분이 얼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 상황 | 올바른 대처 방법 |
| 수도관이나 수도꼭지가 얼었을 때 | 미지근한 물수건 등으로 천천히 녹이기 |
| 계량기 유리가 깨지거나 부풀었을 때 | 관할 수도사업소에 신고하기 |
| 보일러 배관이 얼었을 때 | 보일러 제조사 고객센터나 전문업체에 연락하기 |
| 배관이 터져 물이 샐 때 | 안전하게 수도 밸브를 잠그고 수리 요청하기 |
이때 반드시 피해야 할 행동이 있습니다.
끓는 물을 갑자기 붓거나 토치 등 화기를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급격한 온도 변화로 배관이 파손되거나 화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할 때도 물이 전기기구에 닿지 않도록 하고, 배관을 과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안전하게 작업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편이 좋습니다.
수도계량기가 파손된 경우에는 직접 분해하지 말고 관할 수도사업소에 신고하세요. 교체비 부담 여부는 파손 원인과 지역별 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서울은 120 다산콜재단이나 '아리수톡'을 이용할 수 있으며, 춘천 등 다른 지역은 해당 지자체의 상수도 담당 부서에 문의하면 됩니다.
겨울철 장기 외출 전 확인할 사항
여행이나 명절 귀성으로 집을 오래 비울 때는 출발 전에 다음 사항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 수도계량기함 내부의 보온재가 젖지 않았는지 확인
• 계량기함 뚜껑과 외부 배관의 틈새 점검•
• 강추위가 예상되면 수도꼭지 물 흘려보내기 검토
• 보일러 동파방지 기능과 외출 설정 확인
• 관리실이나 이웃에게 비상 연락처 남기기
보일러는 무조건 전원을 끄기보다는 제조사에서 권장하는 동파방지 설정을 확인해야 합니다. 외출 모드의 작동 방식은 제품마다 다르므로 사용설명서를 참고하세요. 장기간 집을 비우거나 빈집을 관리하는 경우에는 급수 차단과 배관 물 빼기 등 별도의 조치가 필요한지도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파가 오기 전, 우리 집 동파 예방 1분 점검
겨울철 수도 동파 예방의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계량기함과 노출 배관을 보온하기.
둘째, 찬바람이 들어오는 틈새를 막기.
셋째, 심한 한파에는 수도꼭지를 조금 열어 물이 흐르게 하기.
춘천에 살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8년 가까이 흘렀습니다. 이제는 강원도 춘천의 매서운 추위를 견디는 생활의 지혜도 하나씩 늘어갑니다. 동파 예방은 거창한 준비에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헌 옷과 보온재를 준비하고, 계량기함을 살피고, 강추위에는 수도꼭지를 조금 열어 두는 작은 실천이 중요합니다.
올겨울 첫 한파가 찾아오기 전, 이번 주말에 10분만 투자해 우리 집 수도계량기부터 점검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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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서울특별시 '수도계량기 동파 예방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