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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이런 말을 한 번쯤 들어보셨을겁니다.
“첫 1억원 모으기가 가장 어렵다.”
또는
“1억원만 만들면 2억원은 훨씬 빨리 모인다.”
과연 정말 그럴까요?
지난 글에서는 월급 300만원을 받는 직장인이 매달 50만원·100만원·150만원을 저축하거나 투자할 경우 1억원을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는지 계산해봤습니다.
이번에는 한 단계 더 나아가겠습니다.
이미 1억원이라는 종잣돈을 만든 사람이 같은 금액을 계속 저축·투자한다면 2억원까지 얼마나 걸릴까요?
그리고 수익률이 없다면 어떨까요?
연 3%, 5%, 7%의 수익률을 가정하면 정말 두 번째 1억원부터 속도가 빨라질까요?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결론부터 보면, 수익률이 없다면 전혀 빨라지지 않는다
먼저 아주 중요한 사실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수익률이 0%라면 첫 번째 1억원과 두 번째 1억원을 모으는 데 걸리는 시간은 똑같습니다. 월 50만원을 모으면 1억원을 만드는 데 200개월, 즉 16년 8개월이 걸립니다. 이미 1억원을 가지고 있더라도 추가로 1억원을 만들려면 다시 월 50만원씩 200개월을 모아야 합니다.
| 월 저축액 | 0→1억원 | 1억→2억원 |
| 50만원 | 16년 8개월 | 16년 8개월 |
| 100만원 | 8년 4개월 | 8년 4개월 |
| 150만원 | 약 5년 7개월 | 약 5년 7개월 |
따라서, “1억원만 모으면 그다음부터 무조건 빨라진다.”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돈이 그냥 통장에 있고 아무런 수익도 발생하지 않는다면 두 번째 1억원도 똑같이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두 번째 1억원을 빠르게 만드는 것일까요? 바로 이미 모아놓은 1억원이 만들어내는 수익입니다.
연 3%만 되어도 두 번째 1억원부터 달라진다
이번에는 연평균 3%의 수익률이 발생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매월 말 같은 금액을 추가 납입하고 수익을 재투자하는 월복리 방식의 단순 시뮬레이션입니다.
| 월 투자액 | 0→1억원 | 1억→2억원 | 단축 기간 |
| 50만원 | 약 13년 7개월 | 약 9년 8개월 | 약 3년 11개월 |
| 100만원 | 약 7년 6개월 | 약 6년 2개월 | 약 1년 4개월 |
| 150만원 | 약 5년 2개월 | 약 4년 6개월 | 약 8개월 |
여기서부터 우리가 흔히 말하는 ‘돈이 돈을 버는 효과’가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월 50만원을 투자하는 사람은 처음 1억원까지 약 13년 7개월이 필요하지만, 1억원에서 2억원까지는 약 9년 8개월로 줄어듭니다.
왜일까요? 두 번째 구간에서는 월 50만원만 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미 모아놓은 1억원도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연 5%라면 차이는 훨씬 커진다
이번에는 장기간 연평균 5%의 수익률을 가정해보겠습니다. 물론 이는 투자수익을 보장한다는 뜻이 아니라 복리 효과를 알아보기 위한 가정입니다.
| 월 투자액 | 0→1억원 | 1억→2억원 | 얼마나 빨라지나 |
| 50만원 | 약 12년 2개월 | 약 7년 7개월 | 약 4년 7개월 |
| 100만원 | 약 7년 | 약 5년 3개월 | 약 1년 9개월 |
| 150만원 | 약 4년 11개월 | 약 4년 | 약 11개월 |
월 50만원 투자자의 차이가 특히 큽니다. 첫 1억원을 만드는 데 약 12년 2개월이 걸리지만 두 번째 1억원에는 약 7년 7개월이 걸립니다. 약 4년 7개월이나 빨라지는 셈입니다. 이것이 첫 1억원의 힘입니다.
연 7%라면? 복리의 힘이 더 확실해진다
이번에는 연평균 **7%**를 가정해보겠습니다.
| 월 투자액 | 0→1억원 | 1억→2억원 | 단축 기간 |
| 50만원 | 약 11년 1개월 | 약 6년 3개월 | 약 4년 10개월 |
| 100만원 | 약 6년 8개월 | 약 4년 6개월 | 약 2년 2개월 |
| 150만원 | 약 4년 9개월 | 약 3년 7개월 | 약 1년 2개월 |
월 50만원을 투자하면서 연평균 7%의 수익률을 장기간 달성했다고 가정하면 첫 1억원에는 약 11년 1개월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두 번째 1억원에는 약 6년 3개월이면 됩니다. 거의 5년 가까이 단축됩니다.
한눈에 비교|첫 1억원 vs 두 번째 1억원
이번 계산에서 가장 중요한 표입니다.
월 50만원씩 투자할 경우
| 연평균 수익률 | 0→1억원 | 1억→2억원 |
| 0% | 16년 8개월 | 16년 8개월 |
| 3% | 13년 7개월 | 9년 8개월 |
| 5% | 12년 2개월 | 7년 7개월 |
| 7% | 11년 1개월 | 6년 3개월 |
수익률이 0%라면 아무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러나 수익률이 높아질수록 이미 만들어놓은 1억원의 영향력이 커집니다. 이것이 핵심입니다.
왜 1억원부터 돈 모으는 속도가 빨라질까?
이유는 의외로 간단합니다. 처음 자산이 0원일 때는 내가 넣는 돈밖에 없습니다. 월 100만원을 투자하면 첫 달에 일하는 돈은 사실상 그 100만원뿐입니다. 하지만 자산이 1억원이 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연 3%라면 1억원에서 단순 계산으로 연 3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연 5%라면 500만원, 연 7%라면 700만원입니다. 물론 실제 투자는 매년 일정한 수익을 내지 않으며 손실이 발생하는 해도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는 복리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평균수익률 가정입니다.
그럼에도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자산이 없는 사람은 내가 저축하는 돈만 일하지만, 1억원을 가진 사람은 내가 새로 저축하는 돈 + 기존 1억원이 함께 움직입니다. 그래서 자산이 커질수록 자산 자체가 만들어내는 수익의 영향도 커집니다.
월 50만원 투자자에게 1억원의 의미가 특히 큰 이유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이번 계산에서는 월 투자액이 적을수록 첫 1억원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더 크게 나타납니다. 월 150만원씩 투자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의 저축 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초기 자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습니다. 반면 월 50만원을 투자하는 사람에게는 기존 1억원이 매우 강력한 자산입니다. 연 5%만 가정해도 기존 1억원에서 연평균 약 5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하는 셈인데, 본인이 새로 넣는 돈은 50만원 × 12개월 = 연 600만원입니다.
즉 어느 순간부터는 기존 자산이 만들어내는 돈이 내가 1년 동안 새로 저축하는 돈에 가까워지기 시작합니다. 이 지점부터 복리 효과를 체감하기 쉬워집니다.
그렇다면 2억원이 있으면 3억원은 더 빨라질까?
논리적으로는 그렇습니다.
연 5%를 단순 적용하면
1억원 × 5% = 연 500만원
2억원 × 5% = 연 1,000만원
3억원 × 5% = 연 1,500만원
입니다.
자산이 커질수록 같은 수익률에서도 발생하는 금액 자체가 커집니다. 예를 들어 월급에서 매달 100만원을 저축하는 사람의 연간 저축액은 1,200만원입니다. 그런데 2억원의 금융자산이 연 5% 수익을 낸다면 단순 계산으로 연 1,000만원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내 노동소득에서 저축하는 돈과 자산이 만들어내는 돈의 규모가 비슷해지기 시작합니다. 바로 여기서 자산형성의 성격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처음에는 “소득 → 저축 → 자산”이었다면, 자산이 커진 뒤에는 “소득 → 저축 → 자산 → 수익 → 더 큰 자산”이라는 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함정이 있다
이 계산을 보고, “그럼 연 7%짜리 투자만 찾으면 되겠네.”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연 5%나 7%는 예금처럼 보장되는 수익률이 아닙니다. 주식이나 ETF 등의 투자수익률은 매년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어떤 해에는 상당한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높은 수익률을 얻으려면 일반적으로 그만큼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번 계산에서 중요한 것은 7%라는 숫자 자체가 아니라 ‘기존 자산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그 수익을 다시 투자하면 시간이 갈수록 복리효과가 커진다’는 구조입니다.
물가를 생각하면 2억원의 의미도 달라진다
여기서 지난 글과 마찬가지로 한 가지 더 생각해야 합니다. 물가상승입니다. 한국은행의 현재 물가안정목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 기준 **2%**입니다. 한국은행
앞으로 실제 물가가 매년 정확히 2% 오른다는 뜻은 아니지만, 장기 계산의 예시로 연평균 2%를 가정해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부터 10년 뒤의 2억원은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억6,400만원정도의 구매력에 해당합니다. 20년 뒤의 2억원은 현재 가치로 약 1억3,500만원수준입니다. 즉 장기간 자산을 만드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통장에 2억원이 찍혔다.”가 아니라, “그 2억원이 실제로 얼마의 구매력을 갖는가?”입니다. 그래서 장기 자산형성에서는 명목 자산뿐 아니라 물가를 감안한 실질수익률도 중요합니다.
결국 첫 1억원이 가장 어렵다는 말은 맞을까?
이번 계산만 놓고 보면 조건부로 맞는 말입니다. 수익률이 0%라면 틀린 말입니다. 월 100만원씩 저축하면 첫 1억원도 8년 4개월, 두 번째 1억원도 똑같이 8년 4개월이 걸립니다. 하지만 이미 모은 자산에서 수익이 발생하고 그 수익을 계속 재투자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월 50만원, 연 5%를 가정하면
0 → 1억원 : 약 12년 2개월
1억 → 2억원 : 약 7년 7개월
입니다. 두 번째 1억원이 4년 7개월 정도 빨라집니다.
연 7% 가정에서는 차이가 더 커져
0 → 1억원 : 약 11년 1개월
1억 → 2억원 : 약 6년 3개월
이 됩니다.
그래서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첫 1억원을 만들었다고 저절로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1억원을 계속 굴리고 저축도 멈추지 않는다면 두 번째 1억원부터는 복리가 시간을 단축시키기 시작한다.”
0원에서 2억원까지,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처음 돈을 모으는 단계에서는 저축액의 힘이 매우 큽니다. 월 50만원을 저축하는 사람이 수익률을 조금 높이는 것보다 월 저축액을 100만원으로 늘리는 것이 1억원을 만드는 데 훨씬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산이 1억원, 2억원으로 커지면서 상황은 조금씩 달라집니다. 이때부터는 저축액뿐 아니라 기존 자산의 수익률과 투자기간이 점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결국 자산형성에는 세 가지 엔진이 있는 셈입니다.
① 내가 버는 돈
② 내가 모으는 돈
③ 이미 모은 돈이 벌어오는 돈
처음에는 ①과 ②가 대부분을 담당하지만 자산이 커질수록 ③의 힘이 점점 강해집니다.
이것이 복리의 진짜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눈에 보는 결론
월 50만원 투자 기준
수익률 0%
0→1억 16년 8개월→ 1억→2억 16년 8개월
연 3%
0→1억 13년 7개월→ 1억→2억 9년 8개월
연 5%
0→1억 12년 2개월→ 1억→2억 7년 7개월
연 7%
0→1억 11년 1개월→ 1억→2억 6년 3개월
결론은 명확합니다.
1억원 자체가 마법을 부리는 것은 아닙니다.
1억원이라는 자산이 수익을 만들고, 그 수익을 다시 투자하면서 복리가 작동할 때 두 번째 1억원이 빨라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첫 1억원을 만든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이제 1억원 만들었으니 좀 써도 되겠지.”가 아니라, “지금부터 이 1억원을 어떻게 계속 일하게 만들 것인가?” 일지도 모릅니다.
다음 이야기는 더 재미있습니다.